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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화학무기, 그리고 북한

김정우 기자 2013.09.06 20:18
‘이석기 광풍’이 한국 정국을 휩쓴 현재, 미국과 세계의 관심은 시리아에 쏠려있습니다.

2년 8개월 내전 끝에 화학무기까지 등장했습니다. 지난 8월2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교외에 화학무기를 탑재한 로켓 공격이 벌어졌고, 약 1400명이 사망했습니다. 이중 400명이 어린이입니다.

2000년 전 바울이 회심한 ‘다메섹 도상’ 인근에서 벌어진 사린가스 공격으로 주민들은 질식하고 경련을 일으켰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전파된 현장 영상은 가히 충격적입니다.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는 입에서 거품을 뿜는 이들을 두고 “전형적인 사린가스 희생자의 묵시록적 모습”이라고 했습니다.

미국은 1년 전 시리아를 향해 화학무기 사용은 절대 넘어선 안 될 ‘레드라인’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당연시되던 시리아 응징은 영국 의회가 반대하면서 반전됐습니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이 발을 뺐고 미국 내 여론도 기울었습니다.

주춤거린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 동의를 받겠다고 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군사행동에 앞서 의회 ‘승인’을 요청한 것은 반세기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박두식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시리아 사태가 미국의 퇴조(退潮)를 알리는 신호로 읽히고 있다”고 했습니다. ‘세계의 경찰’이 갈수록 그 일에 강한 피로감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시리아 사태는 먼 나라 일이 아닙니다. 1992년 유엔 화학무기금지조약(CWC)에 서명하지 않은 5개 국가는 앙골라, 남수단, 소말리아, 시리아, 그리고 북한입니다. 북한은 현재 2500t 이상의 화학무기를 보유 중입니다. 미국·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입니다.

핵무기와 달리 화학무기는 미사일이 아닌 대포로도 쏠 수 있습니다. 북한은 현재 1100여문의 장사정포를 휴전선에 배치해둔 상태입니다.

북한이 맑은 날 밤에 수도권에 탄저균 10㎏을 살포할 경우 반경 30㎞ 안 90만명, 사린가스 1t은 반경 7.8㎞ 내 23만명의 목숨을 앗아갈 것입니다.(미국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 박사 2004년 보고서)

미·러 관계 등 국제정세나 음모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화학무기는 이미 대한민국에게 실체적 위협이 됐습니다.

북한은 시리아에 화학무기 생산 장비를 지원해 온 나라입니다. 효과적 응징 시기를 놓치고 주춤한 오바마를 보며 김정은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참고 칼럼]

■시리아 사태, 미국 退潮의 시작인가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9/03/2013090304286.html

■시리아는 우리 문제다
http://joongang.joins.com/article/636/125386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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