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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가짜 미네르바 K, 사건 후 최초 인터뷰 / “나는 ‘진짜 미네르바’가 되라고 협박받고 있다” 본문

사회

신동아 가짜 미네르바 K, 사건 후 최초 인터뷰 / “나는 ‘진짜 미네르바’가 되라고 협박받고 있다”

김정우 기자 2010.08.19 14:22
⊙ ‘신동아 K’의 자수서와 녹음파일 단독 입수
⊙ 對北 사업가 권모씨, <신동아>의 오보 사과 후에도 지금까지 “박대성은 가짜 미네르바” 선동
⊙ 신동아 K, 권씨 추적 피해 PC방 전전… 母 찾아가겠다는 협박에 자살 기도
⊙ 신동아 K, “신동아 기고문 중 2쪽 분량만 썼다. 나머지는 제3의 인물이 박대성의 글을 짜깁기,
    보완한 것”
⊙ “이른 시일 내 경찰에 자수하고 박대성 측의 선처를 구할 예정”

가짜 ‘미네르바 K’ 김씨.

 “‘당신이 미네르바라고 이야기하라. 안 하면 세상 살기 힘들어질 것’이라며 저와 지인을 찾아와 수차례 협박했습니다. 원하는 대답을 하지 않으니, 시골에 계신 어머니에게 찾아간다고도 했어요. 그는 제 지인들의 연락처, 통화내역, 어머니의 거처까지 다 알고 있었습니다. 두려움과 고통에 휘말린 저는 자살을 시도했지만, 마지막 순간에 어머니와 통화를 하고선 죄책감에 차마 죽지 못했습니다.”
 
 2009년 초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신동아 미네르바 K’ 김모(34)씨를 지난 7월 26일 인터뷰했다. 사건 후 그가 언론에 노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를 사칭해 월간지 <신동아> 2008년 12월호에 글을 기고하고, 다음해 2월 “미네르바는 금융계 7인 그룹”이란 내용으로 인터뷰를 한 것으로 돼 있는 인물이다. 일명 ‘신동아 K’로 불린다.
 
 김씨는 인터뷰 내내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는 듯이 불안해했다. 그는 1년 전 사건 때부터 현재까지 대북(對北)사업가 권모씨로부터 협박과 추적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간 정황에 대한 진술서까지 작성을 마친 상태였고, 이를 사법기관에 제출한 뒤 ‘진짜 미네르바’ 박대성(朴大成·31)씨에게 정식으로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잊힌 인물’이었던 그가 절박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권씨 “청와대 인사가 미네르바 조작했다” 주장
 
 김씨와 기고문의 정체는 2009년 초 체포된 박대성씨의 진술과 동아일보사의 ‘신동아 미네르바 관련 오보 사건’ 진상조사를 통해 거짓임이 밝혀졌다. <동아일보>는 2009년 2월 17일 신문 1면에, 같은 날 발행한 <신동아> 3월호는 표지에 오보 사과문을 게재했다. 명망(名望) 높은 시사월간지와 신문사의 자존심을 크게 훼손한 이 사건은 진상조사 보고서 발표 및 관련인사를 해임, 정직(停職) 등 문책하는 것으로 매듭지어졌다. 같은 해 4월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난 박대성씨는 신동아의 사과를 받아들였고,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가짜 미네르바 사건’은 그렇게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후다. 바로 그 ‘미네르바 박대성’이 주요 활동공간으로 삼고 있는 ‘다음 아고라’ 등 인터넷에 “박대성은 가짜이며, ‘신동아 K’가 진짜 미네르바”란 주장이 제기됐다. 글 대다수가 허황된 음모론에 불과했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추천과 댓글을 통해 이들의 주장에 동조했다.
 
 대북 사업가 권모씨는 그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담담당당’이란 필명을 쓰는 그는 “미네르바 사건이 조작됐다”며 아고라 게시판에 125편의 글을 연재했다. 권씨의 글에는 다양한 사람이 실명으로 등장한다. 청와대의 전ㆍ현직 인사, 검찰 고위인사, 포털 다음의 경영진, 언론사 기자들이다.
 
 거론된 인물은 이동관(李東官) 전(前) 청와대 홍보수석, 권재진(權在珍) 청와대 민정수석, 김철균(金喆均)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 김수남(金秀南)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김하중(金夏中)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석종훈(石琮熏) 전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등이다. 모두 미네르바 사건과 큰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권씨는 “이동관 전 수석의 총괄기획 아래 청와대 인사들이 조작을 지시, 검찰과 포털 다음 등이 다음의 회원 DB를 조작했다”는 근거 없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다음 아고라 이용자들은 “놀랍다” “존경스럽다” “결국 진실은 밝혀진다” 등 찬성의 댓글을 붙이며 권씨의 글에 수백 개의 추천을 보탰다. 많은 글이 다음 측에 의해 삭제됐지만, 황모씨의 블로그(http://blog.daesan.com)에 복원됐다. 권씨는 왜 ‘가짜 미네르바’ 선동에 앞장섰을까.
 
 
 자수서에 드러난 신동아 기고 과정
 
 권씨는 가짜 미네르바를 신동아 편집장에게 소개한 장본인이다. 그는 노무현(盧武鉉) 정부 시절 안희정(安熙正), 이해찬(李海瓚) 등 정권 실세들의 대북 접촉을 직접 주선했다며 그 내용을 담은 비망록을 <주간동아>에 최초 공개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때 특종을 터뜨린 기자와 미네르바 사건 당시 신동아 편집장은 동일 인물이다. 권씨와 신동아 편집장은 오랫동안 서로 알고 지내온 사이라고 한다.
 
 권씨는 2008년 11월경 구글에 마련된 커뮤니티 ‘11클럽’을 통해 ‘신동아 K’인 김씨를 처음 만났다. 권씨는 인터넷 채팅을 통해 김씨와 접촉했고, 당시 신동아 편집장에게 ‘미네르바 기고’를 제안했다.
 
 동아일보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권씨는 김씨에게 신동아와의 인터뷰를 여러 차례 권했다. 김씨는 건강, 위치 발각 등의 이유로 거부했지만, 권씨의 계속된 설득 끝에 기고를 결정했다.
 
 권씨는 미네르바를 설득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 IP 주소와 같은 기초적 증거는 배제한 채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미네르바의 글과 김씨가 채팅으로 설명한 상황이 비슷하게 들어맞았다는 이유로 그를 미네르바로 확신한 듯했다. 권씨는 어떤 이유에서 급하게 미네르바와의 인터뷰를 추진했을까.
 
 <월간조선>이 최근 입수한 김씨의 자수서에 따르면, 권씨는 광우병, 촛불집회 등 당시 한국의 현 정세에 대한 대화를 나누면서 “사회혼란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 이슈화시켜 현실을 깨닫지 못하는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김씨에게 했다. 김씨는 당시 대화 내용에 대해 “권씨와 ‘11클럽’ 회원들이 광우병 사건 등으로 곤란해진 현 정권을 미네르바란 이름으로 공격하려고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회고했다.
 
 김씨는 자신을 권씨에게 소개해 준 ‘11클럽’ 회원들에게 ...

(계속)

월간조선 2010년 9월호 (기사 全文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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