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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태평양전쟁 격전지 마이크로네시아 축(Chuuk) 수중촬영

김정우 기자 2013.07.05 14:55
오색찬란 바닷속에 스며든 영욕의 기록

1944년 2월 17일부터 이틀간, 미(美) 해군은 캐롤라인제도(Caroline Islands) 축(Chuuk) 지역에 자리한 일본 해군기지에 ‘폭풍작전(Operation Hailstorm)’이란 이름으로 대규모 공습을 실시했다. 일본군 전함 39척이 침몰했고, 전투기 275대가 파괴됐다. 이 전투에서 참패한 일본은 100여 기의 전투기를 배치했지만, 4월 29일 미군의 폭격으로 사실상 전멸했다.

태평양전쟁 격전지였던 이 섬들은 이제 마이크로네시아연방 축주(州)로 이름이 바뀌었다. 당시 수장된 수십 척의 전함과 전투기들은 이 섬들을 전 세계 마니아들이 찾는 스쿠버다이빙의 명소가 되게 했다. 70년 세월이 흐른 수송선 잔해엔 말미잘과 흰동가리가 보인다. 대형 전함에 뚫린 구멍은 형형색색(形形色色) 산호와 열대어가 살아가는 터전이 됐다. 이곳을 찾는 다이버들은 고철 덩어리가 된 잔해 사이로 여전히 백골이 널렸다고 전한다. 소설가 김훈(金薰)은 울트라마린 블루(Ultramarine Blue)색 바다를 두고 이렇게 적었다. “고철과 주검과 위령비들이 널려 있는 해안에 맨드라미가 피어 있었다. 인간과 세계의 야만성은 전개되어서 마침이 없으리라는 것을 울트라마린 블루의 해안선은 가르쳐주고 있었다.”⊙

글: 김정우 월간조선 기자 | 사진: 박흥식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태평양해양연구센터장

침몰선에 부착된 산호들을 조사하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태평양해양연구센터 연구팀. ⓒ박흥식

태평양전쟁 당시 격추당한 일본 전투기. 지금은 산호로 덮여 형체를 알아볼 수 없으며 프로펠러만 물 위로 노출돼 있다. ⓒ박흥식

침몰한 일본해군 수송선에 자리 잡은 말미잘과 흰동가리. ⓒ박흥식

수심 50m 주변에서 만난 가오리. 열대지방 생물은 크고 다양한 포식자들과 공존하기 때문에 사람의 접근에 크게 긴장하지 않는다. ⓒ박흥식

전쟁의 여운을 간직한 침몰선 위 방독면은 어린 물고기들의 서식처가 됐다. ⓒ박흥식

환초 주변은 불순물 하나 없이 맑은 바닷물에 떠내려온 산호 덩어리와 모래가 쌓이고, 어디선가 흘러온 야자열매가 싹을 틔우면 산호섬이 만들어진다. ⓒ박흥식

수심 80m에서 새로운 천연물 소재를 찾기 위해 해면(海綿)을 채취하는 태평양해양연구센터 연구팀이 채집 전 생태 사진을 찍고 있다. ⓒ박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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