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담록 총 분량 약 6200자… 통역 시간 감안하면 속기록과 거의 다름 없어
⊙ DJ “오바마 이전 미국의 단독주의, 善惡 양분법적 사고·행태로 국제사회 어지러워져” 발언
⊙ ‘훼방꾼’은 박지원 자신이 국내에서 여러 차례 했던 말
⊙ 박지원 “김정일이 북한 인사 중 가장 친한(親韓)·친미(親美) 인사”
2009년 5월 5일, 김대중(金大中) 전(前)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과 만났다.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 민주당 박지원(朴智元) 의원, 양원창(楊文昌) 중국인민외교학회 회장 등이 배석한 가운데 두 사람은 한·중(韓中) 양국관계, 북핵(北核) 6자회담 등에 대해 논의했다.
“6자회담은 반드시 성공하고 북핵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확신한다”(김대중), “중국은 남북한 모두의 친구로서 진심으로 남북 간 협력 및 화해를 원한다”(시진핑) 등 두 사람의 주요 대화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지만, 이슈가 될 정도로 특별한 발언은 없었다. 외교회담은 보통 그런 식이다.
민주당 원내대표가 된 박지원 의원은 그로부터 1년 반 후 “시진핑 부주석이 ‘이명박(李明博) 정부가 한반도 평화의 훼방꾼 노릇을 한다’고 비판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올해 10월 19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원내대표는 “시 부주석이 지난해 5월 ‘왜 한국 정부는 과거 정부와 달리 남북관계의 교류협력을 하지 않으면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이명박 정부는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문제도 있는데 왜 일본과 함께 한반도 평화의 훼방꾼 노릇을 하느냐’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가 ‘평화 훼방꾼’ 발언을 한 10월 19일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시진핑 정치국 상무위원 겸 국가부주석을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선출했다고 발표한 바로 다음날이다. 시 부주석은 중국의 차기 최고지도자로 확정되자마자 한국 정치권의 정쟁(政爭)에 휘말린 셈이다.
中 정부 “사실 부합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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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방꾼’ 발언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10월 21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민주당 고위정책회의에서 박지원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
여권(與圈)은 곧바로 박 원내대표의 주장을 반박했다. 홍상표(洪相杓) 청와대 홍보수석은 지난 10월 20일 브리핑에서 “국내 정치 목적으로 외교를 악용하고 국익을 훼손하는 이적행위와 다를 바 없다”며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정중히 사과하고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나라당 배은희(裵恩姬) 대변인은 “박 원내대표가 당리당략(黨利黨略)을 위해 이젠 외국 지도자까지 이용해 국익을 해칠 정도”라며 “일단 뜨고 보자는 발상으로 소설 같은 발언을 지속하는 민주당 원내대표에 국민이 얼마나 속아 줄지 의문”이라는 논평을 내놓았다.
박 원내대표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언론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직접 들은 얘기를 한 것이고 사실에 근거해 말한 것”이라며 “이번에 처음 한 발언이 아니라 몇 차례 언론 인터뷰에서 했던 얘기인데 그동안 청와대 참모들은 무엇을 하고 문제 삼지 않다가 이제 와서 발끈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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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1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성환 외교부 장관의 메모지에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이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 평화 훼방꾼”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강력 대응 요망”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메모의 가려진 부분에는 ‘VIP 지시’라고 적혀 있어, 청와대 측이 김 장관에게 강력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
10월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박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해 본 적이 없다”며 “수차례 언론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라고 재반박했다. 그는 “(청와대가) 어떻게 외교부 보고만 믿고 우리측 인사들의 얘기는 믿지 않느냐”라며 “벌떼처럼 달려들어 쏴 봐야 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발언에 대해 “궁색한 말이지만 대통령을 지칭한 게 아니라 이 정부를 말한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한동안 계속돼 온 여권과 박 원내대표의 공방은 결국 중국 정부가 공식 입장을 밝히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공방이 한창이던 10월 21일 오후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부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박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확인해 본 결과 이런 발언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공식 부인했다. 한국의 정쟁에 중국 정부가 판관(判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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