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지나치게 많은 DJ는 별로였다. 분위기 탄답시고 전주(前奏)까지 침범하며 느끼한 멘트를 날려버리면 망칠 수밖에 없었다. 광고 때문에 음악이 중간에 잘리는 건 더 별로였다. 사연과 선곡이 중요한 만큼 '완전한 한 곡'이 절실하던 시절, 전곡을 깔끔하게 틀어주는 DJ가 귀했다. 종일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며 곡을 기다렸다. DJ가 곡명을 말하는 순간, 녹음 버튼에 손을 얹고, 정확한 시점에 맞춰 녹음을 시작한다. 녹음용 공테이프가 다 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