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것은 의미가 있다
말이 지나치게 많은 DJ는 별로였다. 분위기 탄답시고 전주(前奏)까지 침범하며 느끼한 멘트를 날려버리면 망칠 수밖에 없었다. 광고 때문에 음악이 중간에 잘리는 건 더 별로였다. 사연과 선곡이 중요한 만큼 '완전한 한 곡'이 절실하던 시절, 전곡을 깔끔하게 틀어주는 DJ가 귀했다. 종일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며 곡을 기다렸다. DJ가 곡명을 말하는 순간, 녹음 버튼에 손을 얹고, 정확한 시점에 맞춰 녹음을 시작한다. 녹음용 공테이프가 다 떨어졌을 땐 남아돌던 일반 테이프 모서리 구멍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여 개조했다. 소위 '길보드차트'보다 위대한 나만의 앨범이다. 공정(工程) 과정은 쉽지 않았다. 돈은 별로 안 들었지만, 긴 시간을 들여야 했다. 하지만 원초적 사용자 제작 컨텐츠(UCC)가 완성되는 순간의..
作
2016. 7. 6. 1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