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호구인지 모르겠으면
작가 김은숙이 100년 전 망국(亡國)과 저항을 다룬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수많은 명대사를 쏟아냈다. "귀하가 내 삶에 있소" "합시다 러브" 등 주인공들의 명대사 홍수 속에 한 조연이 흘러가듯 뱉은 대사 하나가 유독 뇌리에 남았다. 극중 노름에 빠진 철없는 사대부 아씨 고애순(박아인 분)에게 추노꾼 출신 전당포 업주 일식이(김병철 분)가 '옛 성현 말씀'이라며 들려주는 대사다. "그 판에서 누가 호구인지 모르겠으면 니가 바로 그 호구다." 게임은 사람의 뇌를 흥분시킨다. 과욕이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헛된 희망'은 고집을 키운다. 판돈이 걸린 노름판에선 이러한 증상이 배가(倍加)된다. 똑똑한 사람이 쉽게 '호구'가 되는 이유다. 이러한 현상과 개념은 개인뿐 아니라 조직과 국가로도 확장된다. 국제..
정치·북한
2025. 12. 11. 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