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곳곳에 방치된 이승만 독립운동의 흔적들
수평선 너머 해가 떠올랐다. 거대한 증기선은 어느새 열도를 통과해 섬을 크게 둘러 항구로 향하고 있었다. 갑판에 선 자그마한 체구의 동양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10개월 전 요코하마(橫濱)항(港)에서 캐나다 빅토리아항으로 가던 선상에서 타이타닉(Titanic)호의 비극적 침몰을 단파 방송으로 들었다. 다행히 이번 여정에선 별다른 사고 소식이 없었다. 아침 8시, 그가 탄 배는 서서히 항구에 정박했다. 1월 28일 오후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6일 동안 약 3840km를 항해한 시에라(Sierra)호였다. 대양(大洋)을 횡단한 배만큼 승선한 이들도 지쳐 있었지만, 호놀룰루항의 ‘이국적 풍광(風光)’은 금세 여독(旅毒)을 잊게 했다. 미국인들로 가득한 갑판 사이로 동양인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른..
국제
2013. 11. 6. 1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