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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특집] 지금 트위터에선…“강용석은 부장검사, 진중권은 부장판사… 이외수는 대통령”

경제·IT

by 김정우 기자 2012. 2. 20.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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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수식으로 ‘SNS 역량지수’ 계량화한 새누리당… “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
⊙트위터 이슈 주요 출처 ‘나꼼수’, 비키니 논란에도 ‘정봉주 구명’ 내세우며 분위기 주도
⊙左·右 양쪽에 날 세운 진중권, “나꼼수는 신앙, ‘부러진 화살’은 허구”
⊙‘선관위 디도스’ ‘박원순 아들 병역’ ‘새누리당 이름’ ‘SNS 판사 징계’… 트위터는 이미 전쟁 中

김정우 월간조선 기자 (hgu@chosun.com)
취재지원 : 이후연 월간조선 인턴기자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모습.


 ‘140자(字)’가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정치판’을 뒤흔들고 있다. 신문과 방송이 경쟁적으로 정치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영향력’을 측정하더니,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시그마(∑)와 로그(log)까지 포함한 복잡한 수식까지 만들어 19대 총선 공천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트위터가 도대체 뭐길래”란 하소연이 당 안팎에서 공공연히 나오는 이유다.
 
  트위터(twitter)는 2006년 3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마이크로(短文)블로그’ 서비스다. 현재 페이스북(facebook)과 함께 전 세계인을 하나로 묶는 대표적 SNS로 자리매김했다. 불과 2008년까지만 해도 한국에선 트위터란 개념 자체가 생소했다. 트렌드에 민감한 일부 젊은이들이 미국에서 시작된 유행을 따라 서로 질문에 답하며 일상을 나누는 도구에 불과했다.
 
  2009년 3월, 미국의 한인 요리사가 ‘타코’란 패스트푸드를 팔면서 트위터를 활용해 ‘대박’을 냈다는 소식이 《뉴스위크》와 BBC 등 주요 외신을 통해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트위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그뿐이었다. 아이폰(iPhone)과 같은 스마트폰이 제대로 보급되지 않은 상황이라, 트위터의 실시간 위력을 체험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미 대선(大選)에 영향을 끼칠 만큼 대중화에 성공한 상태였다.
 
 
  “트위터는 SNS가 아니라 뉴스다”
 
  2009년 11월 말, 한국에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뒤늦은 스마트폰 열풍이 시작됐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는 스마트폰 날개를 달고 국내 정치·경제·문화 전반을 휩쓸었다. 정치인과 연예인 등 유명인들은 언론사 기자를 만나는 대신 트위터로 자신의 근황과 생각을 직접 전했고, 수십만 팔로워(follower)를 거느린 인기 트위터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사용자 수는 꽤 오래전 500만명을 돌파(1월 18일 기준 544만명)했다. 트위터는 그렇게 대한민국을 ‘접수’했다.
 
  국제사회에서 트위터의 거대 영향력은 이미 ‘기정사실’이다.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등 아프리카 독재정권을 차례로 무너뜨린 ‘재스민 혁명’, 미국의 심장부 뉴욕 맨해튼을 시작으로 전 세계를 ‘점령(occupy)’한 월가 시위는 모두 트위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움직임이었다. 한국의 경우, 2010년 6월 지방선거 때 유명인들이 잇달아 올린 ‘투표 인증샷’과 지난해 ‘반값등록금’ ‘한·미 FTA 반대’ 시위를 비롯해 10월 재보궐 선거까지 이어진 ‘무한RT’(반복된 리트윗을 통해 전파) 등은 트위터가 국내 정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트위터는 이미 자신이 “SNS가 아닌 뉴스”라고 선언했다. 2010년 트위터의 케빈 다우 부사장은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자리에서 “트위터는 ‘서비스(SNS)’가 아니라 뉴스이자 정보”라며 “오늘날 뉴스의 본질을 크게 변화시켰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후 트위터는 트윗 입력창 위의 “뭐 하고 있나요?(What are you doing?)”란 메시지를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What’s happening?)”로 바꿨다. 부담 없이 쓰는 140자 메시지 하나하나가 모두 기사이자 언론이 돼 버린 셈이다.
 
  기자는 취재 중 트위터의 위력을 직접 체험할 기회를 얻었다. 지난 1월 30일, 인터뷰를 진행하던 김행(金杏) 소셜뉴스 부회장이 기자의 트위터에 실린 한 트윗을 지목해 이슈화를 시켜 보겠다고 했다. 트윗은 그날 오전에 직접 찍어 올린 무소속 강용석(康容碩) 의원의 명함 사진이었다. 내용은 ‘고소고발 집착남’, ‘찌질이’, ‘모두까기 인형’ 등 이색 별칭이 담긴 명함이 “웃기다”고 적었을 뿐이다.
 
  잠시 후 김 대표는 SNS 기반 뉴스 사이트인 위키트리(Wikitree)에 해당 트윗을 리트윗했다. 일종의 테스트였다. 순간 초 단위로 리트윗이 올라왔고, 결국 약 36만개에 달하는 트위터에 명함 사진이 노출됐다. 직원의 실수로 초반에 아이디가 잘못 적혔던 사례를 감안하면 수십만의 추가 노출이 제외된 것으로 추정된다.
 
 
  ‘강용석 명함’이 뜬 사연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만든 ‘SNS 역량지수’ 공식.
  파장은 SNS에서 웹(web)으로 이어졌다. 다음날 오후 인터넷매체는 물론 《조선일보》 《매일경제》 《경향신문》 등 주요 일간지 인터넷판에 강 의원의 명함이 보도됐다. 별생각 없이 올린 짧은 트윗 하나가 다음날 주요 언론이 모두 받아쓴 기사가 된 셈이다.
 
  트윗은 더 이상 ‘지저귐(tweet)’이 아니다. 거대한 확성기를 단 ‘고함(shouting)’이 됐다. 국내외 주요 논객들은 더 이상 언론 기고나 인터뷰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지 않는다. 이슈가 터질 때마다 즉각 짧은 트윗을 올려 여론을 좌지우지한다. 긴 글이 필요할 경우에도 굳이 언론사를 거치기보단 자신의 블로그에 먼저 쓴 후 이를 링크하는 트윗을 날린다.
 
  《동아일보》는 지난 2월 2일 1면에서 “TV에 기대던 ‘이미지 선거’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대신 SNS와 UCC(직접 만든 저작물) 등을 활용한 ‘빅 데이터(big data)’가 선거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이날 ‘클라우트 지수(Klout score·SNS 영향력 평가 시스템)’로 집계된 정치인 트위터 영향력에 따르면, 이정희(李正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1위를 차지했으며, 박원순(朴元淳) 서울시장, 문재인(文在寅) 노무현재단 이사장, 문성근(文盛瑾)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한명숙(韓明淑) 민주통합당 대표, 정동영(鄭東泳) 민주통합당 의원이 2~6위를 기록했다. 상위 10명 중 새누리당 소속은 김문수(金文洙) 경기도지사(8위)와 박근혜(朴槿惠) 비상대책위원장(10위)뿐이었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7위에 랭크됐다. 여권의 ‘SNS 고전(苦戰)’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의원마다 SNS를 전담하는 ‘소셜(social) 비서관’을 지정하고, 관련 매뉴얼을 만들어 전략적으로 대응하며, SNS 역량지수를 계량화해 공천에 반영하는 등 갖가지 논의가 연초부터 제기됐지만, 트위터 세계에서 새누리당은 여전히 ‘아웃사이더’다.
 
  여당 지도부의 섣부른 움직임에 정치 지망생들만 바빠졌다. 최근 기자의 트위터엔 말끔한 프로필 사진을 내건 중년 남성들이 팔로우를 했다는 소식이 잇따라 올라온다. 대부분 총선 예비후보들이다. 당이 내세운 ‘SNS 기준’을 맞추기 위해 많은 예비 정치인이 무차별 팔로우를 시도하고 있다.
 
  본지 인턴기자가 임시로 트위터를 만들어 맞팔(서로 팔로우함) 시스템을 이용해 팔로워를 인위적으로 늘려 본 결과, 2주 만에 5000명을 모을 수 있었다. 기사작성과 취재 등 할 일 다 하고 남는 시간에만 작업한 결과다. ‘소셜 전담 비서관’이 종일 관리했다면 이론상 단기간에 수만 명도 어려움 없이 모을 수 있다.
 
 
  “트위터에 reader가 없다”
 
미국 소셜미디어연구재단이 공개한 월가 시위대의 트위터 네트워크.
  《조선일보》는 지난 1월 말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 계정이 통째로 거래되고 있다”며 “다수의 팔로워를 보유할 경우 1명당 100~150원가량에 거래된다”고 보도했다. 이메일 주소만 있으면 무한대로 가입할 수 있는 데다, 계정 양도가 용이해 선거를 앞둔 예비 정치인을 대상으로 판매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정치권이 제시한 각종 ‘트위터 지수’가 무차별 ‘맞팔’과 ‘트윗’을 방지하기 위해 수식에 나름의 공식을 삽입하고 있지만, ‘맞팔 후 언팔’이나 ‘복제 트위터 개설’ 등 ‘꼼수’를 피해 가긴 어려웠다. 각종 조작을 원천봉쇄한다는 새누리당 비대위의 ‘SNS 역량지수’는 일반인이 식을 이해할 수 없어 인위적인 조작이 어렵다는 평이다. 복잡한 미완성 수식에 시그마의 범위까지 숨겨 수치대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새누리당의 ‘정치의 수학화’는 호응보다 비판이 많았다. SNS의 진짜 목적과 진정성을 배제한 채 계량화에만 치중한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어떤 지수를 만들든 출당시킨 강용석 의원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란 조소 어린 지적도 나왔다.
 
  공훈의(孔薰義) 소셜뉴스 대표는 “새누리당은 SNS 정책의 첫 단추부터 잘못 꿴 셈”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SNS상의 소통은 ‘건수’가 아니라 ‘진정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핵심을 놓치고 있다. 비록 평소 트위터를 자주 하지 않다가도 진정성이 담긴 트윗 하나가 순식간에 표심을 흔들 수도 있다. 거꾸로 아무리 많은 트윗과 리트윗이 번지더라도 그 내용이 부정적인 경우도 허다하다. 무엇보다 트위터를 어떤 식으로 써야 하는지 정해진 공식은 없다.”
 
  ‘고난도 정치쇼’를 바라보는 유권자의 시각은 어떨까. 서울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변종국(卞鍾國·27)씨는 “어느 순간부터 정치인들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지나치게 인위적으로 변했다”며 “‘소통’보다는 ‘실적보고’에 치중한 트윗은 아무리 도배를 해도 절대 안 보게 된다”고 했다.
 
  변씨는 “대한민국 트위터엔 ‘기자(writer)’와 ‘전달자(messenger)’는 있지만, ‘리더(reader)’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많은 이용자가 매 순간 소식을 올리고 퍼 나르지만, 정작 이를 읽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의미다. 실제 트위터 공간에 날려진 수많은 트윗 중 대다수는 바로 사장된다. 트위터상에서 유명세를 치른 특정인의 트윗만 제대로 읽힌다는 ‘SNS 양극화’란 용어까지 등장했다.
 
 
  트위터 이슈의 주요 출처, ‘나꼼수’
 

기자의 트위터에 강용석 의원 명함 사진을 올렸더니, 다음 날 주요일간지 인터넷판에 트윗 내용이 보도됐다.


 국내에서 이슈를 만들어 낼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트위터는 전체 이용자 수에 비하면 미약한 수준이다. 일부에선 영향력이 막강한 몇몇 트위터를 들어 “(트위터 세상에서) 강용석은 부장검사, 진중권은 부장판사, 이외수는 대통령”이란 해석이 떠돈다. ‘쉴 새 없이 의혹을 쏟아내는’ 강용석 의원과 ‘모든 이슈를 판정하는’ 문화평론가 진중권(陳重權)씨, 그리고 ‘최다(最多) 팔로워에 좋은 소리만 한다는’ 소설가 이외수(李外秀)씨를 빗대 표현한 말이다.
 
  실제 트위터 세상에선 ‘그들만의 리그’가 진행 중이다. 과거 이슈를 단순 재생산하던 역할을 뛰어넘어 각종 기성 언론을 좌지우지하는 현실에까지 이르렀다. 매일 논란이 제기되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진다. 속도 빠른 트위터에선 이미 결론까지 난 이슈가 다음날 신문엔 ‘사건의 발단’만 보도되는 사례도 발생한다.
 
  최근 트위터를 뜨겁게 달군 이슈 중 상당수는 정치·시사 토크쇼 팟캐스트인 ‘나는 꼼수다(나꼼수)’가 제기한 의혹이거나 멤버 본인들에 얽힌 구설수들이다. 대표적 사례가 ‘나꼼수 비키니 사건’이다. ‘나와라 정봉주 국민운동본부’ 홈페이지의 ‘1인 시위 인증샷’ 코너에 한 여성이 비키니 차림의 사진을 올린 게 화제가 됐다. 여성의 가슴에는 “가슴이 터지도록 나와라 정봉주”란 민주통합당 정봉주(鄭鳳株) 전 의원의 ‘석방 기원’ 문구가 적혀 있었다.
 
  트위터리안(트위터 사용자를 뜻하는 용어)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신선하다’ ‘재미있다’란 긍정적 반응과 ‘과하다’ ‘선정적이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뒤섞였다. 정작 논란은 사진에 대한 ‘나는 꼼수다’ 멤버들의 반응 때문에 커졌다. 나꼼수 멤버인 김어준(金於俊) <딴지일보> 총수, 시사평론가 김용민(金容敏)씨, 주진우 《시사IN》 기자가 정봉주 전 의원을 면회하기 위해 제출한 면회신청서에 “비키니 사진 대박이다. 코피 조심해라” 등의 문구를 적은 게 화근이었다. 트위터에선 곧바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바라본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소설가 공지영(孔枝泳·@congjee)씨는 “나꼼수의 비키니 가슴 시위 사건 매우 불쾌하며 당연히 사과를 기다립니다”란 글을 올렸다. 평소 나꼼수 멤버들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공씨마저 나꼼수를 비판하고 나서자 트위터리안들은 “사과해야 한다”와 “사과할 필요 없다”는 입장으로 나뉘어 논쟁을 벌였다. 한 남성은 자신의 누드 사진을 올렸고, MBC 이보경 기자는 자신의 비키니 사진을 올렸다.
 
  진중권(@unheim)씨는 “남자가 누드 찍고, 중년의 여기자까지 비키니 입고, 원래 사진의 당사자는 사과하면 고소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남이야 옷을 벗든 말든, 그것은 그들의 표현의 자유입니다. 다만 이 높아 가는 노출의 수위가 왠지 섬뜩한 느낌을 줍니다”라고 평했다.
 
 
  나꼼수 비키니 논란
 

‘나와라 정봉주 국민운동본부’ 게시판에 올라온 한 여성팬의 비키니 사진(왼쪽)과 MBC 이보경 기자가 트위터에 올린 비키니 사진.
  비키니 시위에 대해 나꼼수 멤버 김어준씨는 “성희롱이 아니다. 사과할 마음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영화감독 이송희일(@leesongheeil)씨는 “김어준, ‘비키니 발언이 성희롱이 되려면 권력관계나 불쾌해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청취자와 우리 사이에는 그런 게 없다. 비키니 시위는 호오(好惡)의 문제라고 본다’ 이 세상에는 나꼼수와 나꼼수 청취자밖에 없나 보죠?”라고 비판했다.
 
  사건은 정봉주 전 의원의 편지가 공개되며 더욱 거세졌다. 지난 2월 8일 공지영씨는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정봉주 전 의원 삼국카페(여성 인터넷 카페 연합)에 사과편지 보냈답니다. ‘F4(자칭 나꼼수 멤버들)는 하나니 내가 사과하면 모두 사과한 거다. 사과란 잘못에 대한 것도 있지만 상대방들의 상처를 공감하는 대인의 풍모를 보이는 거다. 이게 다 나꼼수의 지주인 내가 빠진 탓이니 너그러이 봐주시라’ 편지 받으신 삼국카페님들. 편지 공개해 주시면 감사!”
 
  이 글을 본 트위터리안들은 “어떻게 사과를 요구할 수가 있느냐” “면회 가서 사과를 요구하다니”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지영씨를 비난했다. 결국 공씨는 “이런 식으로 연예인이 자살할 수도 있었겠다 절감했다”며 잠정적 ‘트위터 절필’ 의사를 밝혔지만, 5일 만에 재개했다.
 
  나꼼수 비키니 사건으로 ‘우리편’이 분열됐다는 ‘자아비판’적 트윗도 있었다. 성공회대 탁현민 교수(@tak0518)는 “이제 결과를 보죠. 저는 멘붕(‘멘탈 붕괴’의 약자로 혼란스런 심리상태를 뜻하는 신조어)까지 치고 왔고, 공지영은 트윗을 접었고, 주진우는 실제로 코피가 터졌고, 김어준은 다시 목이 아파졌고, 김용민은 아버지에게 욕먹었고, 문제 제기한 여성분들은 흡족하지 않고 아무도 웃지 않습니다. 웃는 사람들은 저쪽에 있죠.” “이 엄혹한 시기에, 공지영도, 나꼼수도, 김제동도, 이외수도, 강풀도, 김여진도, 그 누구라도 하나, 둘씩 사라진다면… 차이를 보면 크겠지만 지향을 보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최소한의 수준에서 손잡자는 게 그렇게 못할 일인지 전 모르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진중권씨는 “공지영 트윗 접었다는 소식이 실시간 1위. 나의 코멘트. 내부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얼빠진 극렬분자들이 그 입으로 ‘적 앞에서 단결하자’고 외치면서 실제로는 분열주의적 책동이나 하고 싸돌아다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 예죠”라고 평했다.
 
 
  정봉주法 對 나경원法
 
  정작 ‘비키니 시위’의 원인이었던 ‘정봉주 전 의원 구명’은 뒷전이 됐다.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된 정 전 의원이 ‘무죄’라는 트윗글은 정치인들이 많이 올렸다. 민주통합당 정동영 의원(@coreacdy)은 “‘옛날 징역 살 때 징역이 아니에요. 너무 좋아요.’ 봉도사(정봉주 전 의원) 익살은 여전했다. ‘서울o77 수인번호 앞에 붉은 동그라미는 뭐냐’고 물었더니 ‘잘했다는 표시예요.’ 깔깔깔. 순간 웃음바다가 됐다. 역시 정봉주다!”라고 전했다.
 
  이종걸(李鍾杰·@leejongkul) 의원은 “오늘 아침 건강한 정봉주를 만났습니다. 그 웃음은 그대로인데, 웬 요구사항이 그리 많아. 전 초선에게 현 삼선이 줄 서기도 힘드네요. 봉도사 전하는 말, ‘정봉주와 미권스(정 전 의원의 팬클럽 ‘정봉주와 미래 권력들’)가 뿌린 눈물 위에 표현의 자유라는 꽃을 피워 주십시오, 민주주의여’”라고 적었다.
 
  “정봉주 전 의원을 구명하겠다”는 정치인도 많다. 민주통합당 이인영(李仁榮·@Lee_ InYoung) 최고위원은 “정봉주 형과는 전민련 시절부터 함께 김근태 선배를 보좌하던 동지입니다. 정봉주 형 면회 가고 싶지만 선거용인 것 같아서 15일 이후에 가려고 생각 중입니다. 그래도 저는 정 의원 구하기에 앞장서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같은 당 박영선(朴映宣·@Park_Youngsun) 최고위원도 “정봉주법이 민주통합당 당론으로 조금 전 채택되었습니다”란 글을 올렸다.
 
  ‘정봉주법’에 맞서 ‘나경원법’을 주장하는 트위터리안들도 있다. ‘나경원 피부과 1억 의혹’이 조사결과 ‘허위’였다는 것이 드러나자 반발이 시작됐다. 정봉주법이 ‘표현의 자유’를 외친다면 나경원법은 ‘허위사실 유포 강경대응’을 말하고 있다.
 
  정 전 의원과 케이블 토론프로그램에서 논쟁한 20대 학생으로 이슈가 된 윤주진(@yoonjujin)씨는 “선거운동시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치명적 손상을 방지하자는 나경원법과, 선거운동시 허위사실 유포로 감옥에 간 사람을 구제해 주자는 정봉주법. 어떤 법이 상식입니까? 어떤 법이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를 공정하게 만들 법입니까?”란 글을 게시했다. 공정사회시민행동(@poli815) 측은 “저질 막장 나꼼수 비키니 쇼에 이어 주진우의 나경원 1억 피부과 발언도 허위로 판명… 닥치고 거짓에, 닥치고 성희롱까지 막장으로 달리는구나”라고 비판했다.
 
강용석 의원, 문화평론가 진중권씨, 소설가 이외수씨 트위터(위에서부터) .
 
  선관위 디도스 내부 개입說
 
  나꼼수 비판은 소위 ‘진보 진영’에서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람이 진중권씨다. 진중권씨는 나꼼수를 ‘신앙’이라고 규정했다. 나꼼수 측의 주장을 모두 믿는 것은 종교와 같다는 말이다. 진중권씨는 나꼼수가 제시한 소위 ‘음모론’들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나꼼수 팬들과 논쟁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10·26 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DDoS)’ 사건이다. 나꼼수 측은 선관위가 이 사건에 개입했을 거라고 주장했다. 공지영씨 또한 “선관위 디도스 공격 문제가 얼마나 엄청난 사건인데 모두들 가만히 있는 것이 이해 안 갑니다. 이게 그냥 덮어 줄 정도의 가벼운 사안이 아닌데 왜 이리 조용한지 이해 불가입니다”라는 글을 리트윗했다. 나꼼수 멤버인 김용민(@funronga)씨는 “비키니 이야기는 귀 쫑긋, 선관위 부정선거 은폐 기도에는 귀 닫고. 관음증을 극복합시다. 기자님들”이라고 전했다.
 
  진중권씨는 “선관위 개입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의 트윗 중 일부다.
 
  “김어준은 왜 그러냐고요? 처음에 접속 불편이 있었죠. 그래서 늘 하던 대로 음모론 편 겁니다. 선관위 부정선거 쪽으로. 근데 엉뚱하게 디도스가 터져 버린 거예요. 그 음모론이 어떻게 보면 어설프게 맞고, 어떻게 보면 확실하게 틀렸던 거죠.
 
  내부개입이 맞는다고 가정해 보세요. 그럼 얼마나 많은 황당한 가설들이 필요할까요? 선관위 DB 차단조, 동사무소의 투표소 변경조, 한나라당의 디도스 공격조… 이 거대한 조직을 무슨 수로 비밀리에 운영하나요? CIA가 들러붙어도 그건 불가능할 겁니다.
 
  그러니 선관위 DB 차단조, 선관위 투표소 변경조, 제3의 인물, 디도스 공격조로 이루어진 거대한 음모론을 믿고 싶은 분들은 계속 믿으세요. 대한민국 헌법은 신앙의 자유를 인정합니다. 다만, 자신의 신앙을 남에게 강요하지는 마세요.”
 
 
  박원순 시장 아들 병역비리說
 
  진중권씨는 트위터 ‘전사’ 격이다. ‘우리 편’뿐 아니라 ‘남의 편’과도 싸우기 바쁘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과의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병역비리’ 논쟁이 대표적이다. 강용석(@Kang_younseok)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박원순 시장의 아들이 신검 4급 판정을 받은 게 잘못됐다”고 주장하며, 박원순 시장 아들이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점프하는 동영상을 보내 주면 현상금을 주겠다는 안도 제시했다.
 
  강 의원은 아들의 병역비리 논란에 ‘잔인하다’고 평한 박원순 시장을 직접 비판하기도 했다. “박원순 2000년, 2004년 낙천낙선 운동할 때도 수많은 정치인이 잔인하다고 항변했습니다. 입장 바뀐 박원순의 변명이 가증스럽습니다 … 박원순 당신은 이제 시민운동가 아닌 대한민국 No.2 권력자 서울시장입니다. 더 이상 약자인 척하는 감성팔이는 허용되지 않아. 잔인하긴 뭐가 잔인해 공개신검 응하면 되지.”
 
  진중권씨는 강 의원의 의혹 제기에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씨는 “내가 우리편이라고 봐주는 사람인가요? 한마디로 박원순 시장 건은 강용석 의원이 빈 카드 들고 개인정치 하는 겁니다. 의원님도 끈 떨어질 때가 돼서 그런지, 제보의 수준이란 게 고작 네티즌 고자질 수준이네요”라고 비판했다. 당시 그의 트윗 중 일부다.
 
  “병역법 위반? 그건 병무청에서 판정을 잘못했다는 얘길 텐데… 박원순 시장이 병무청에 압력을 넣었을 가능성은 강용석 의원 자신이 부정합니다. 고로 설령 판정이 잘못된 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남은 건, 공무원 징계. 내가 이미 말했잖아요 … 아, 박원순 시장이 너희들이 볼 때는 못하고 있다고? 그럼 그걸 까세요. 그게 바로 정책대결이니까. 너절하게 카메라 들고 남의 사생활이나 뒤지지 말고….”
 
  지난 2월 13일 강 의원은 진씨가 “강력한 한 방이 없다”고 비꼰 것에 대응해 직접 입수한 박원순 시장 아들의 MRI 사진을 공개했다. 강 의원은 공개한 MRI가 “병역을 피하기 위해 박원순 시장 측이 바꿔치기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박원순 아들 박주신의 MRI 사진을 입수했는데 지금 신경외과, 정형외과 의사들의 의견을 받고 있습니다. 사진상 살이 많이 쪘는데 박주신은 날씬합니다”란 트윗을 남겼다.
 
  이에 진씨는 “강용석이 정치적 생명이 끊어질 위기에 몰리니까 마지막 불꽃처럼 정치 포르노의 극단으로 달려가는 거죠. 가끔 한번 툭 쳐 주면서 느긋하게 즐기면 됩니다. 지금 고발하면 그 이슈, 얼추 총선까지 끌고 갈 겁니다. 짱구는 참 잘 굴려요”라고 반박했다.
 
 
  안철수연구소 주가 조작說과 <부러진 화살>
 
지난 2월 13일 SNS 기반 뉴스 사이트인 ‘위키트리’ 생방송에 출연한 강용석 의원. 강 의원은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비리를 주장하며 MRI 사진을 최초로 공개했다.
  강용석 의원과 진중권씨의 ‘트위터 전쟁’은 이뿐이 아니다. 안철수연구소의 주식 문제를 두고도 트위터상에서 설전을 벌였다. 발단은 강용석 의원이 제기한 의혹 때문이었다. 강 의원은 “안철수의 BW통한 주식저가인수. 안철수, 2000년에 안철수연구소 주식 장외에서 5만원 할 때 주당 1710원에 146만주 인수. 이전 140만주였던 주식수를 286만주로 늘려”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안철수연구소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무상증자, 액면분할 때문에 주식 가격이 낮았다”고 반박했다. 진중권씨는 트위터에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샀다고 해서 어쩐지 이상하다 했더니, 액면분할했다네요. 무상증자에 1/10로 액면분할하면 당연히 가격이 그 정도로 떨어지죠. 강용석의 어처구니없는 헛발질”이라고 게시했다. 강 의원은 안철수연구소 측의 해명을 트위터로 재반박했다.
 
  “안철수 변명이 신문마다 다 달라. 주식인수가 1710원은 공시자료에 나온 것. ‘주주들이 원했다?’ 말도 안되는 소리. 주주들의 고발로 구속 일보 직전까지 갔었는데 … 안철수 거짓 변명하지 않으면 전환사채 문제는 그냥 넘어가려 했으나 자꾸 헛소리하면 전환사채 문제도 본격적으로 짚어 다음 주 추가 고발할 것.”
 
  영화 <부러진 화살>을 두고 벌어진 논란의 중심에도 진중권씨가 있다. 사법부 판결에 앙심을 품은 김명호(金明浩) 전 성균관대 교수가 석궁을 들고 판사 집에 찾아간 사건을 극화한 영화 <부러진 화살>에 트위터리안의 관심은 뜨거웠다. 정지영(鄭智泳) 감독과 당시 김명호 전 교수의 변호를 맡았던 박훈(朴勳) 변호사는 “영화는 진실을 90% 이상 재현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진중권씨는 트위터에 “부러진 화살 논란? 영화는 허구에 불과합니다. 그것을 현실로 착각하면 안 되죠. 그 영화를 사실로 보라는 모 기자의 말은 영상의 원리를 아는 이라면 누구나 코웃음칠 얘기. 필리핀에 있어서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공판기록은 다 읽었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영화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그 후에도 “영화는 사실이다”란 의견이 계속되자 진중권씨는 “이걸 그냥 극영화라고 했으면 별문제 없었을 겁니다. 근데 박훈 변호사, ‘100% 사실이다’, 정지영 감독 ‘90%의 사실과 10%의 허구’, 허재현 기자 ‘100% 공판기록을 토대로 한 영화’ … 왜 쓸데없이 거짓말을 합니까”라고 비판했다. 아직도 트위터상에서는 영화 <부러진 화살>의 진실성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진중권 향한 비판과 새누리당 로고
 
  진중권씨를 비판하는 트윗글은 진영을 가리지 않고 등장한다. 팔로워 2만명을 보유한 이른바 ‘진보 성향의 파워 트위터리안’ 레인메이커(@mettayoon)는 “진중권의 오만함의 근거가 무엇인가. 철학과 논리로는 도올 선생을 넘을 수 없고, 법 지식에 대해서는 조국을 넘을 수 없고, 네트워크 보안에 대해서는 안철수를 넘을 수가 없고, 쓴소리로는 명진 스님을 넘을 수 없는데. 왜 모든 것을 아는 듯이 구는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변희재(邊熙宰·@pyein2) 미디어워치 대표는 “예전 MBC 백분 토론에서 토론 잘하는 논객― 진중권, 유시민, 노회찬, 이렇게 늘어놓았는데, 이거 모두 낡은 발상이죠. 토론 잘하는 논객은 해당 분야 전문가들입니다. 전문성 없는 자들이 토론 잘한다면, 팩트와 논리 없이 거짓선동 일삼았단 뜻이죠”라고 전했다.
 
  트위터에는 진중권씨 패러디 계정(@unhaim, @unhiem, @uhheim 등)까지 생겼다. 패러디 계정 이름은 ‘친정권’ 또는 ‘친중권’으로, “정권이랑 친하다. 제가 바로 논리와 법의 제왕” 등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트위터의 속도성 때문에 발표 즉시 이슈가 되는 경우가 많다. 옛 한나라당의 당명 개정도 그중 하나다.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이라고 당명을 개정하자 많은 트위터리안이 ‘조롱’에 가까운 글을 올렸다. 다수의 로고 패러디물도 함께 공개됐다.
 
  통합진보당 노회찬(魯會燦·@hcroh) 공동대변인은 “누릴 것 다 누려 놓고 새로 또 누리려는 사람들이 있군요. ‘새누리’는 ‘또누리’입니다. 제발 ‘그만누리’시지요”라고 전했다. 성공회대 탁현민 교수는 “누리라는 뜻에 농작물에 큰 해를 끼친다는 의미가 있는데. 네이버가 이 단어의 뜻을 잽싸게 삭제했네요. 정말 갖은 지랄을 합니다. 3번만 삭제했네요”라는 트윗을 올렸다.
 
  연세대 김호기(金皓起·@kim_hoki) 교수는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독일 사민당과 기민당 등 세계 주요 정당들 이름은 오래됐습니다. 당의 권력을 누가 잡든, 중요한 건 인물보다는 이념, 노선, 정책을 포함한 전통입니다. 위기가 닥치면, 리더가 바뀌면 당 이름을 바꾸는 우리 정치, 한참 멀었습니다”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로고 발표 후 트위터에 올라온 패러디물들.
 
  판사 징계 찬반 논란
 
  보수 진영 쪽의 ‘일갈’도 많았다. 한 보수 논객은 “그 새누리가 뭔지요? 아무도 모르는데 혼자 꿈꾼 것 좀 압시다. 제가 보기에는 말뿐이지 새누리가 뭔지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닭대가리에서 생각한 새누리? 뻔한 것 같습니다”라고 비판했다. 윤주진씨는 “새누리당 로고와 당명을 보고 내 친구가 한 말, ‘간첩 있는 거 아니야?’”라고 했다.
 
  서기호(徐基鎬) 판사의 재임용 부결과 이정렬(李政烈) 판사 6개월 정직 뉴스도 등장하자마자 트위터의 이슈가 됐다. 트위터리안들은 ‘서기호 구하기’ 계정을 만들었다. 이외수, 공지영, 김여진씨 등이 리트윗을 해 동참 의사를 밝혔다.
 
  민주통합당 김진표(金振杓·@jinpyokim) 의원은 “개념판사 서기호, 이정렬 두 분에 대한 법원의 징계는 철회되어야 합니다”라고 전했다. 민주통합당 정동영 의원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트윗을 남겼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heenews)는 “서기호 판사가 법률과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판결해야 한다는 법관의 책무를 어떻게 위반했는지, 부적격 판정의 어떤 타당한 이유도 저는 알지 못합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새누리당 전여옥(田麗玉·@okstepup) 의원은 “서기호, 이정렬 이런 이들, 대한민국 덕분에 먹고 살다가 이제 대한민국을 뿌리째 흔들고 파괴하려 합니다. 서기호 판사는 지난 10년 DJ, 노무현 정권 때부터 내리 꼴찌를 했다는 것도 참고하고. 그런데도 잘리지 않은 것에 대해 특정 세력이 봐준 것 아니냐는 의심에 답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SNS와 ‘눈’
 
  2002년과 2007년 대선은 PC와 웹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이 선거판을 뒤흔들었다. 대다수 전문가는 올해 총선과 대선을 좌지우지하는 역할을 SNS가 할 것이라 전망한다. ‘2030 세대’로 불리는 젊은 이용자가 흐름을 주도해 전 국민의 정확한 의사를 알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지만, 선거 여론을 주도하는 연령층이 기존 40~50대 중년층에서 20~30대로 바뀌어 SNS 여론이 곧 선거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SNS가 ‘정치적 도구’일 뿐 아니라 정치지형 자체를 바꿨다는 의미다.
 
  블로그와 미니홈피 등 기존의 개인미디어도 SNS를 통해 재탄생됐다. 적은 구독자 수와 상대적으로 어려운 사용법 등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던 블로그와 달리, SNS는 쉽고 간편한 방식으로 ‘나만의 언론’을 만들어낼 수 있다. 140자 이상의 긴 글일 경우 블로그에 뉴스 형식으로 작성한 후, 핵심내용과 기사 링크 주소를 트윗하면 된다. 2월 14일 현재 팔로워 수를 기준으로 하면, 진중권씨는 약 21만명의 독자를 보유한 미디어를 운영하는 셈이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121만 독자다. “웬만한 기성 매체의 보도보다 이외수의 리트윗 한방의 영향력이 더 크다”는 의견이 나온 이유다.
 
  SNS 돌풍에 신조어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트위터와 사람들의 합성어인 ‘트위플(tweeple)’, 트위터와 친구의 합성어인 ‘트친’, “정치적 성향이 강한 트위터”란 뜻의 ‘폴리터리안(politterian)’, “SNS 등을 이용하며 스마트폰을 한시도 몸에서 떼지 않는 인류”란 뜻의 ‘스마트포노이드(smartphonoid)’, “SNS 등 사이버 공간에서 지켜야 할 에티켓”이란 뜻의 ‘스마티켓(smartiquette)’ 등 계속 생성되고 있다.
 
  ‘SNS’를 한글 자판으로 치면 ‘눈’이 된다. 복잡하고 어려운 신조어들보다 “전 세계 누구나 당신이 쓴 트윗을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원초적인 사실이 더욱 와 닿는 이유는 왜일까.


월간조선 2012년 3월호 - 기사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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