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없는 공무원과 '신내림 서기관'
2008년 1월, 이명박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가 국정홍보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노무현 정부가 임기말 밀어붙인 '취재선진화'란 이름의 '기자실 폐쇄' 등 방안이 쟁점이었다. 대선 압승으로 기세가 등등한 MB 인수위는 '기자실 대못질'을 진두지휘한 홍보처를 폐지하고 각 부처 기자실을 복원하겠다는 입장이었고, 홍보처는 "대통령 중심제에서 국정홍보는 어쩔 수 없다"는 논리로 부처의 기능 존속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버텼다고 한다. 한쪽이 '점령군 행세'를 했는지, 아니면 다른 한쪽이 '철밥통 방어'를 했는지는 12년이 훌쩍 넘은 세월에 모두 잊힌 잡사가 됐지만, 그날 한 공무원이 남긴 어록 한 마디는 역사로 기록됐다. "우리는 영혼이 없는 공무원이다." 무명의 관료가 막스 베버(Weber)를 인용했다는 이 경..
정치·북한
2020. 12. 21. 1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