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류 트로트 통속 연애 시인' 류근 "시인에게 좌·우파가 어디 있나… 난 낭만주의자"
〈맨날 그렇게 취해 있으면 시는 도대체 언제 써요?라고 어떤 분이 물었다. 나는 말없이 또 한 병을 비우며 혼자 조용히 천장을 바라봤다. 파리똥 무늬가 고요했다. 술 안 마실 때에만 골라 쓰느라 18년 만에 시집을 냈다는 걸 말해 주기 싫었다.〉 시인 류근(柳根)의 글은 이런 식이다. 화자(話者)는 지독한 가난과 낮술을 앞세워 자신의 상처와 고통을 극대화한다. ‘페이스북 스타’라는 ‘폐인 시인’을 이해하기 위해 그가 작사했다는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들으며 그의 산문집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를 꺼내들었다. 그의 문장엔 ‘조낸’과 ‘시바’와 같은 욕설과 비속어가 난무(亂舞)한다. 화려한 문체에 고난도 수사(修辭)가 이어지지만, 내면의 공허함을 덮으려는 시도로 비쳤다. 라..
유쾌한 직설
2013. 12. 9. 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