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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기자의 OPED
유적을 찾아가는 길은 복잡했다. 단출한 표지판을 보고 들어선 비포장도로엔 더 이상 안내표지가 없었다. 갈림길에서 엉뚱한 길로 들어선 덕에 30여 분을 헤맸다. 오두막집처럼 생긴 민가 앞에 선 여성에게 길을 물었다. 그녀는 자신을 추장의 딸이라고 소개하며 자신의 집 바로 뒤에 유적이 있다고 했다. 1인당 4달러의 통행료도 요구했다. 유적 출입구에 있는 추장 부인에겐 추가로 3달러씩 더 내야 한단다. 작은 집 몇 채와 나무를 하는 주민을 보며 길목에 들..
폰페이는 마이크로네시아연방(FSM·또는 미크로네시아연방)의 수도가 자리 잡은 섬이다. 섬 이름은 “돌로 만든 제단(pehi) 위(pohn)”란 뜻이며, 과거엔 ‘포나페(Ponape)’로 알려졌었다. 345km2의 면적에 약 3만4000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마이크로네시아의 사실상 유일한 유적인 ‘난마돌(Nanmadol)’이 있어 관련 연구를 하는 학자들이 반드시 들르는 곳이다. 태평양에서 보기 드물게 나름 전통을 가진 수도이지만, 한국에서 이 섬까..
영욕의 바다 한가운데 꽃핀 순수한 동심 길에서 마주친 아이들은 언제나 환한 미소와 함께 손으로 ‘브이(V)’를 그렸다. 적도태평양 최고(最古) 유적 '난마돌' 안 인공연못에선 소풍 나온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의 흔적이 남아 있는 등대 앞에서 만난 현지인은 직접 따온 코코넛 열매를 건네줬다. 오색찬란(五色燦爛)한 열대밀림과 투명하고 거대한 바다의 풍광을 간직한 화산섬과 환초들은 문명 밖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