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 양심고백’ 신문광고 게재한 김정현씨 최초 인터뷰
⊙ 신문 전면 광고 통해 동성애 실체와 성병 실태 폭로
⊙ “‘뚱, 베어, 스탠, 중년’ 등으로 식성 분류, 때짜(男)와 마짜(女)로 性역할 분담, 찜방에선 하루 수차례 性관계”
⊙ “책 보고 동성애 공부한 인권론자들이 철학과 역사 들먹이며 토론하는 것 보면 역겹다”
⊙ “동성애차별금지법은 ‘동성애자들의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 무시한 反인권법안”
⊙ 광고 본 동성애자들 “성적 소수자들의 20여 년 인권운동 역사를 호도하고 먹칠하는 글”이라며 반박
지난 11월 10일, <조선일보>에 특이한 전면광고가 실렸다. “동성애자들이 말해 주지 않는 ‘동성애에 대한 비밀’”이란 제목의 ‘양심고백’ 광고다. 대통령, 법무장관, 헌법재판소 재판관, SBS 회장 등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이 광고는 ‘김정현’이란 이름을 쓰는 한 동성애자가 ‘지금까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동성애의 실태’라며 적나라한 내용까지 묘사하고 있다. 편지의 ‘수신인들’은 모두 동성애 차별금지법, 군내(軍內) 동성애 관련 헌법소원, TV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등과 관련된 인사들이다.
김씨는 초등학생 때부터 동성애자로 살아오다 29살 때 동성애 극복을 결심했다. 6년이 지난 지금은 여성과 교제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전향(轉向)’에 성공했다. 그는 “영화와 드라마에 나오는 동성애자들의 사랑에 대해 이성애자들은 감동했지만, 동성애자들은 그다지 공감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서울 시내 곳곳에서 벌어지는 동성애자들의 ‘또 다른 문화’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했다.
광고의 파장이 컸다. 법무부, 헌법재판소 등 정부 홈페이지와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글이 빠른 속도로 퍼졌다. 광고에 실린 요약본 외에 전문이 게재될 예정인 ‘동성애 진실’ 사이트엔 하루 수천 명이 방문해 글을 읽은 소감을 남겼다. “김씨의 용기에 감동했다”며 응원 댓글을 단 이들이 있는가 하면, “소수의 사례를 일반화시킨 편견과 혐오의 글”이라며 광고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한 동성애자들도 있었다.
여러 관련 단체를 수소문한 끝에 김정현(가명·35)씨를 찾을 수 있었다. 많은 방송사와 신문사들이 그를 만나 인터뷰하려 했다. 그는 실명, 얼굴,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김씨는 “광고에 적은 내용은 단 하나도 거짓이 없다. 부정적인 측면만 강조한 것도 아니다”라며 “이성애자들이 잘 모르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소개했다”고 말했다. 또 “곧 때가 되면 내 신분을 드러내고 공개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성이 어떻게 되나요”
김씨에 따르면 동성애자들은 ‘식성’이란 표현을 자주 쓴다. 그들에게 식성은 자신의 입에 맞는 음식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상대방의 체형과 스타일이다. 김씨가 광고에 공개하지 않은 전문(全文) 중 일부다.
<동성애자 A는 처음 동성애자 세계에 나왔을 때 모임을 통해 B를 알게 됐다. A는 B가 무척 마음에 들었지만, B는 “나는 뚱뚱한 체형이 식성이라 너같이 평범한 체형은 좋아할 수 없다”라고 대답했다. A는 의아했지만, 곧 자신 또한 특정 체형과 스타일만 선호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학창시절 짝사랑하던 남자도 모두 비슷한 체형에 비슷한 스타일이었고, 그 이후 만난 동성애자들도 모두 그랬다.>
김씨는 “동성애자에게 있어 식성은 절대적인 요소”라며 “게이바에서 마음에 드는(식성에 맞는) 사람을 만나면 첫 질문이 ‘식성이 어떻게 되나요’다”고 했다. 서로 식성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녀 간에도 각자의 취향과 스타일이 있습니다. 그냥 표현방식의 차이 아닌가요.
“인터넷에서 동성애자 커뮤니티에 들어가면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단어가 바로 ‘뚱’, ‘베어’, ‘스탠’ 등 식성을 표현하는 은어들입니다. 식성은 이성애자들이 보는 외모나 이상형과는 다릅니다. 식성이 맞아야 성관계가 가능하죠. 주로 성관계가 먼저고 연애나 사랑은 그 후의 과정입니다.”
식성을 해석하면 ‘뚱’은 단순 비만, ‘통’은 통통한 사람, ‘베어’는 몸에 털이 많은 근육질, ‘스탠(스탠더드)’은 평범한 체형, ‘중년’은 중년층 남자 등을 뜻한다. 김씨는 “상대방과 교제를 ...
월간조선 2010년 12월호 : 기사 全文 보기(유료) -> http://goo.gl/avf4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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