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959. 6·25전쟁 당시 북한군에 납치된 민간인 숫자입니다. ‘알 만한 사람’에겐 식상한 스토리지만, 국민 대다수에겐 여전히 충격적인 사실입니다. 1946년 김일성(金日成)의 ‘남조선 인테리 데려오기’ 계획에 따라, 전쟁 중 소설가 이광수(李光洙), 현상윤(玄相允) 고려대 총장, 국회의원 안재홍(安在鴻), 방응모(方應謨) 《조선일보》 사장, 철학자 한치진(韓稚振) 등 유명인사들이 납북됐습니다.
50년 가까이 잊혔던 그들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 이가 이미일(李美一)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입니다. 2000년 9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납북자가 300~400명”이란 발언에 충격을 받은 그는 곧바로 단체를 결성해 납북자 명부를 찾아나섰습니다. 정부와 언론의 무관심 속에 그는 1952년 정부가 공식 작성한 8만2959명의 ‘6·25사변 피랍치자 명부’를 확보했고, 《월간조선》이 이를 특종보도했습니다. 송환운동 7년여 만에 ‘6·25납북피해자법’까지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그들은 서서히 다시 잊히고 있습니다. 매년 8만여 명의 이름을 차례로 부르는 대회도 열지만, 무심한 반응은 여전합니다.
“조국은 당신을 잊지 않는다”, “그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미국 전쟁포로 실종자 확인 합동사령부(JPAC)의 슬로건입니다. JPAC는 창설 이후 1400여 명의 전사자를 찾아냈으며, 현재도 미군 참전 지역에 팀을 파견해 실종 전사자들을 찾고 있습니다. 전사자 유해 발굴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생존 가능성이 충분한 수만 명의 납치자를 쉽게 망각했습니다.
물망초. “나를 잊지 마세요(forget-me-not)”란 꽃말 그대로 납북자를 잊지 말자는 의미입니다.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가 제작한 물망초 배지는 김황식(金滉植) 국무총리, 김성환(金星煥) 외교통상부 장관, 황우여(黃祐呂) 새누리당 의원, 박선영(朴宣映) 자유선진당 의원, 수잔 숄티(Scholte) 북한자유연합 대표 등이 공식석상에 달고 나와 유명해졌습니다.
《월간조선》이 물망초 배지를 정기독자 전원에게 드립니다. 배지 제작 비용은 전액 이미일 이사장이 부담했습니다. 실물 배포가 어려운 관계로 서점에서 직접 구입하신 분들껜 못 드리게 된 점,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립니다. 꼭 필요하신 분들은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02-967-0625)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해 한 달 동안 배지를 가슴에 달아보면 어떨까요. 독자 여러분의 작은 실천이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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