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2일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에서 당권파 중앙위원들이 의장석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한 여성 당원에 머리채를 잡힌 조준호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사진을 1면에 보도한 《중앙일보》. |
성추문으로 물러난 통합진보당 윤원석 후보를 대신해 경기도 성남중원에 출마한 김미희 후보가 출마회견을 하며 《조선일보》 기사 내용을 비난하고 있다. |
1980년대 대학가에 퍼졌던 주체사상 교범 《강철서신》의 저자로, 북한의 지령으로 민족민주혁명당을 창당한 ‘종북의 원조’ 김영환씨. 최근 중국에 구금 중인 사실이 밝혀졌다. |
역사를 바꾼 반잠수정 격침
북한 엘리트 공작원 출신 A씨는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윤택림이 ‘중요한 사람이 (북한에) 왔다 갔는데, 곧 NL이 PD를 통일할 것’이라고 했다”며 “그땐 누군지 몰랐는데 후에 남한에 와서 자료를 보고 시기를 계산했더니 김영환이었다”고 설명했다.
1997년 4월 주체철학의 창시자 황장엽 북한 노동당 비서가 남한으로 망명한 후, 김영환씨는 사상적으로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북한과의 연락을 끊은 김씨는 같은 해 9월 민혁당 해체를 선언했다. 크게 반발한 하영옥씨는 이후 당 재건에 나섰다.
1998년 5월, 김영환씨는 월간 《말》에 “북한의 수령론은 완전한 허구이자 거대한 사기극”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김일성·김정일 체제를 정면 비판하며 북한과의 완전한 결별을 선언했다. 북한은 이에 간첩 ‘원진우’를 남파해 하영옥씨를 민혁당 총책으로 추인하고 ‘광명성’이란 대호명을 부여했다. ‘김영환의 변심’을 확인한 원진우는 당시 중국에 머물던 김씨의 주소지를 확보하고 하영옥을 북으로 데려가려 했다.
하씨는 ‘개인사정’으로 동행하지 못했고, 1998년 12월 18일 새벽 원진우를 태운 북한 반잠수정이 대한민국 해군에 의해 격침됐다. 정확히 한 달 후 격침 위치 부근 150m 해저에서 반잠수정이 발견됐고, 해군은 잠수함 구조함과 잠수사 등을 동원해 인양 작업에 들어갔다.
감압실에서 적응훈련을 거친 후 포화잠수법(혼합기체로 호흡)을 이용해 수심 150m까지 내려가 선체를 인양한 것은 당시로선 유례가 없었다. 약 두 달간의 작업 끝에 인양된 반잠수정은 ‘정보 덩어리’ 그 자체였다.
원진우가 소지했던 전화번호 수첩(암호화), 주민등록증, 쓰레기봉투, 필름 등을 확보한 국정원은 간첩의 은신처와 행적, 그리고 주요인물 명단을 밝혀냈다. 그리고 ‘결정적 증거’인 김영환씨가 중국에서 귀국하면서 민혁당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만약 반잠수정 격침이 실패했다면, 원진우는 무사히 북으로 귀환하고 김영환은 암살됐을 가능성이 크다. 민혁당의 실체는 영원히 미궁에 빠졌을 것이다.
김씨는 귀국 직전 《월간조선》과의 단독 서면 인터뷰에서 “황장엽 선생의 망명으로 주체사상은 북한체제와 분리됐으며, 김정일 정권은 주체사상의 적(敵)”이라고 공식선언했다. 김씨 측으로부터 귀국 의사를 전해들은 조갑제(趙甲濟) 당시 《월간조선》 편집장은 정부 측에 “주사파에서 전향해 북한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는 김씨에게 정부가 관용을 베풀면 어떻겠느냐”는 견해를 전달했다.
이후 한기홍(韓基弘) 《시대정신》 발행인과 김씨의 어머니 조성자씨가 탄원서를 작성해 제출했고, 김씨의 귀국이 성사됐다.
이석기 “北 추종하든, 그렇지 않든 중요하지 않다”
경기동부연합의 ‘몸통’으로 알려진 이석기 당선자. 김영환씨와 하영옥씨가 결성한 민혁당 경기남부위원회 출신이다. |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오른쪽)와 ‘제2의 이정희’로 불리는 김재연 국회의원 당선자. |
김영환, 홍진표 등 ‘시대정신’ 그룹을 인터뷰한 《월간조선》 1999년 6월호. |
이석기·김재연 물러난다 해도… 주사파에 이어 이번엔 ‘남파간첩’
만약 총사퇴가 관철된다면, 남은 비례대표 후보는 4번 정진후 전 전교조 위원장, 5번 김제남 전 녹색연합 사무처장, 6번 조윤숙 장애인푸른아우성 대표, 12번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14번 서기호 전 서울북부지법 판사, 18번 강종헌 한국문제연구소 대표 등 6명이다. 이 중 강종헌(康宗憲)씨의 이력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다. 재일교포 강씨는 고교생 때 북한 재일(在日)지도원에게 포섭된 후 서울대 의대 유학시절 김일성 회갑 축하선물로 직접 만든 노래와 맹세문을 보내고 국가기밀을 수집한 혐의로 체포돼 대법원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복역 중 감형돼 1988년 풀려난 인물이다. 이 사건은 일명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불렸다. 강씨는 간첩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면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에 진실규명을 신청했고, 2010년 “불법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이유로 재심권고 결정을 받았다. 강씨는 2011년 9월 서울고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강씨가 보안사에 불법구금돼 수사받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고, 수사관들에게 상당한 강도의 가혹행위를 당했음이 인정된다”면서도, 간첩혐의 자체에 대해선 “판결에 나타난 범죄사실과 배치되는 자료 등에 비추어 조작됐을 가능성도 있으나, 중요 참고인 등을 조사할 수 없는 상태에서 범죄사실이 조작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강씨에 대한 가혹행위는 인정했지만, 평양에 간 사실 등이 조작됐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은 셈이다. 강씨의 가석방 후 일본에서의 행적도 논란의 대상이다. 그는 귀일(歸日) 후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해외본부 공동사무국 차장이 됐다. 범민련은 ▲연방제 통일 지지 ▲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주장해 1997년 대법원에서 이적단체 판결을 받은 단체다. 강씨 외 다른 한 명의 차장은 조총련 정치국 출신 대남(對南)공작원으로 알려진 박용(朴勇)씨다. 홍형(洪熒) 전 주일공사는 칼럼을 통해 “1990년 8월 평양에서 개최된 범민족대회에 참석하고 1995년 8월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조총련과 함께 만경봉92호 편으로 방북하는 등 이적단체 활동을 계속해 왔다”며 “‘재일동포유학생간첩단사건’보다 일본으로 돌아온 후 행적이 더 심각하다”고 밝혔다. 홍 전 공사에 따르면, 강씨는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 범민련의 핵심 간부로서 1996년 7월 일본에서 ‘남조선 정치정세 및 통일 운동의 현황과 전망’이란 시국강연을 열고, 같은 해 12월엔 자신이 만든 ‘한국문제연구소’의 홈페이지를 통해 김영삼 정권을 비난했으며, 황장엽 망명에 대해선 ‘한국 정부 모략론’을 주장하는 등 철저히 평양의 입장에서 활동해 왔다.
“고등학교 다닐 적부터 기타 치기를 좋아했고, 북한의 각종 기념일, 특히 김일성 주석의 생일 때는 찬양하는 노래를 작사, 작곡하여 북으로 보냈다는 이야기며, 그때 마침 북한의 탁구선수가 국제대회에 출전하여 게임을 하던 사진이 실린 잡지책이 들어왔는데 여자선수들로 기억되는 선수들의 가슴에 붙이고 나온 북한 국기를 보고 감격스러워 했던 모습이며, 이 사진을 미전향수들이 요구하자 잘못하면 또 추가 사건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거절하던 너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구나.” 김씨는 행적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18번으로 등장한 데 대하여 말문이 막혔다”고 밝힌 후, “나는 자네가 속한 조직의 힘을 알고도 남은 사람이며, 어떤 보복도 달게 받아들일 각오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
민혁당에서 통합진보당까지 1986년 김영환(서울대 82학번·現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 주체사상 교범인 《강철서신》 집필해 대학가에 배포. 1986년 11월 김영환, ‘민족해방 노동자당’ 사건으로 구속. 1987년 8월 하영옥(서울대 82학번·現 학원강사), 박○○(서울대 83학번·現 변호사), 이석기(한국외대 82학번·現 국회의원 당선자) 등 5명, 김일성주의 청년혁명조직인 ‘반제청년동맹’ 결성 결정. 1988년 4월 하영옥, 이석기 등 5명, 반제청년동맹 결성준비위원회 구성하고 중앙위원 됨. 1989년 2월 김영환 반제청년동맹 가입. 1989년 4월 하영옥, 이석기 등 5명, 반제청년동맹 결성, 전국 대학가에 김일성 생일 축하 유인물 배포. 1989년 7월 남파간첩 윤택림, 김영환 포섭 후 공작금과 난수표 등 전달. 1991년 2~3월 북한, 김영환에게 “동지 한 명과 입북하라”고 지령. 김영환의 제의로 반제청년동맹을 지하당인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으로 개편 결정, 북한에 관련 내용 보고. 1991년 5월 김영환, 조유식(서울대 83학번·연락책·現 알라딘 대표)과 함께 입북해 김일성과 두 차례 면담. 1991년 12월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전국연합) 결성. 1992년 3월 김영환(중앙위원장·총책), 하영옥(중앙위원·조직책), 박○○(중앙위원·선전책) 등 3명, 김일성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하는 민혁당 창당. 도당 성격으로 경기남부위원회(위원장 이석기), 영남위원회, 전북위원회 구성. 산하 지역별 위원회로 울산지역위원회(박경순·現 통합진보당 부설 진보정책연구원 부원장), 성남지역위원회(이석기), 부산지역위원회(이의엽·現 통합진보당 정책위의장) 등 구성. 부문별 사업지도부로 통일운동사업부(홍진표·現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수도남부지역사업부(이상규·現 국회의원 당선자) 등 구성. 1992년 8~10월 안기부, ‘1995년 적화통일’ 목표 ‘중부지역당’ 총책 황인오(現 참여와개혁실천 부천시민사회단체협의회 공동대표) 등 120명 체포. 1993년 1월 안재구, 조선노동당 남한 내 지하당 ‘구국전위’ 결성. 1994년 6월 안기부, 안재구 등 구국전위 관련자 23명 검거. 1995년 10월 남파공작원 김동식 검거, “‘주체사상의 대부’가 북한에 다녀갔다”고 증언. 안기부 수사 시작. 1997년 4월 황장엽 북한 노동당 비서, 남한 망명. 1997년 9월 김영환, 민혁당 해체 선언. 하영옥은 반발. 1997년 10월 김영환, 중국 거주 아내 만나러 출국. 1997년 10월 최정남·강연정 부부간첩, “김영환 소개로 왔다”며 정대연 울산연합 집행위원장 접촉하려다 정 위원장의 신고로 체포. 1998년 5월 김영환, 월간 《말》 기고 통해 김일성·김정일 비판하며 북한과 결별 선언. 1998년 11월 남파간첩 원진우, 하영옥 만나 민혁당 재결성 약속 후 김정일이 내린 ‘광명성’ 대호명 부여하고 민혁당 총책으로 추인. 김영환, 홍진표, 한기홍, 조혁 등 전향 386, 북한민주화 주창 《시대정신》 창간. 1998년 12월 대한민국 해군, 원진우를 태우고 북한으로 가던 반잠수정 격침. 하영옥은 북한에 이를 보고. 1999년 3월 해군, 북한 반잠수정 인양. 국정원, 민혁당 관련 문건 대량 입수. 1999년 6월 김영환, 《월간조선》과 단독 서면 인터뷰, “김정일 정권은 주체사상의 적” 선언. 1999년 7월 김영환, 가족을 통해 탄원서 제출 후 자진 귀국. 밀입북과 민혁당 결성 등 자백. 1999년 8~9월 김영환, 홍콩으로 탈출 시도하다 김포공항에서 체포. 이후 조유식, 하영옥, 심재춘(서울대 88학번·하영옥의 연락책), 김경환(월간 《말》 기자) 등 체포. 국정원, 민혁당 사건 중간수사 발표. 2000년 8월 영남위원장 최진수 등 주요간부 4명 검거. 2000년 9월 부산지역위원장 이의엽 검거. 2001년 9월 전국연합, ‘민족민주전선 일꾼전진대회’에서 ‘9월 테제(군자산의 약속)’ 발표. 2002년 5월 경기남부위원장 이석기 검거. 2003년 4월 노무현 대통령, 하영옥, 박경순, 김경환 등 공안·노동사범 1424명 특별 사면·복권. 2003년 8월 이석기, 8·15 특사로 가석방. 2004년 2월 민주화보상위원회, 구국전위 관련자 홍중희를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 2006년 10월 국정원, ‘일심회’ 총책 장마이클(장민호), 조직원 이정훈·손정목 등 체포. 2007년 9월 전국연합 해체, 한국진보연대 창립. 2008년 2월 민주노동당 비상대책위원회(대표 심상정), 임시전당대회에서 당내 종북주의 청산 위한 ‘일심회 연루자 제명 안건’ 상정. NL 계열 반대로 폐기. 심상정·노회찬 등 PD 계열 탈당 후 진보신당 창당. 2010년 8월 검찰, 북한 ‘225국’ 지령 지하당 ‘왕재산 간첩단’ 중간수사결과 발표. 2011년 12월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새진보통합연대(진보신당 탈당파)가 결합해 통합진보당 창당. 2012년 3월 이정희 관악을 지역구 경선조작 논란. 진중권 등 ‘경기동부연합’ 관련 의혹 제기. 2012년 4월 통합진보당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조준호 공동대표), 비례대표 경선 진상조사보고서 발표. 2012년 5월 김영환석방대책위원회, 김영환 중국 강제구금 사실 공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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